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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합금지 대상인 서울 강남의 한 다단계 회사가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은 판매원들을 좁은 공간에 모아 놓고 휴대전화 판매 영업을 시키는 현장이 포착됐습니다.파워볼

판매원들은 의심 증상이 있어도 출근을 강요 당하고 단속이 나오면 뒷문으로 대피했다고 털어놨는데요.

알고 보니 이 업체는 5달 전에도 집합금지 명령을 어겨 고발조치됐던 곳인데, 서울시는 다시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십 명이 좁은 사무실 안에 다닥다닥 모여 있습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아예 벗은 사람도 여럿 눈에 띕니다.

휴대전화를 파는 다단계 업체인데 직원들은 불안감이 큽니다.

[A 씨/판매원/음성변조 : “마스크를 저 혼자 쓴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마스크 쓰지도 않고, 보통 10명 중에 7명은 안 지키죠.”]

주로 온라인 영업을 하는데도 회사는 굳이 사무실 출근을 강요하는가 하면, 의심증상이 있다는 직원의 말도 무시했다고 합니다.

[A 씨/판매원/음성변조 : “출근을 안 한다고 말을 하게 되면 ‘퇴사를 해라’ 이런 식으로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도 일단 나오라고 하니까 무조건…”]

앞서 서울시는 다단계 등 특수판매업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단속을 하더라도 별 효과는 없습니다.

[B 씨/판매원/음성변조 : “외부에서 신고를 받아서 경찰이 온 적도 있고요. 뒤에 또 다른 문이 있단 말이에요. 회사 안에 있는 인원들 다 나갔다가 다시 또 다시 들어왔어요.”]

직접 사무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출입문에는 ’10명 이상 입장금지’라고 적혀있지만, 내부에는 10명 넘는 사람들이 칸막이도 없는 테이블에 앉아 있습니다.

체온 측정이나 출입명부 작성 등 아무런 방역 조치도 없습니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QR 코드 뭐 그런거 안 해도 되나요?) 저쪽에서만 (상담) 하시면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심지어 실내 흡연실이 있어 여러 명이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웁니다.

회사 측은 매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건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회사 측 관계자/음성변조 : “(휴대전화) 개통 이뤄질 때까지 필요한 부분들만, 단말기 가지러 오고 서류 쓰러 오고 스캔은 떠야 하니까… 일 있는 사람만 잠깐 왔다 가고 그런 시스템이에요.”]

서울시는 이 업체가 다섯 달전에도 집합금지 명령을 어겨 고발한 적이 있다며, 방역 지침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이윤진

신지수 기자 (js@kbs.co.kr)저작권자ⓒ KBS(news.kbs.co.kr)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윤석열 복귀] 진보 지식인 한상진 명예교수 “대통령 사과는 잘한 일”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25일 본지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의 사과가 진심이라면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나와야 할 것”이라며 “국정철학과 스타일 모두가 바뀌어야 하고, 그 첫걸음은 인적 쇄신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노무현 정부에서는 ‘광복 6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2013년엔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서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낸 진보 성향 지식인다.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중민사회이론 연구재단 이사장)가 2020년 9월 9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중민재단 사무실에서 최보식 전문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중민사회이론 연구재단 이사장)가 2020년 9월 9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중민재단 사무실에서 최보식 전문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법원이 윤 총장 2개월 직무정지 징계가 부당하고 결론 내자 빠르게 사과했다.동행복권파워볼

“예상하지 못했지만 대통령이 나선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그러나 오늘 사과가 진정성이 없고 일종의 국면 전환용이라면 그 효과는 금방 사라질 것이다.”

-추미애 법무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이 1년 넘게 지속돼 왔는데.

“현 정권은 제도 장악을 통한 통제와 ‘문빠’라는 장외 지지 세력 조직화, 이 두축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왔다. 여기에 기대 상대적으로 야권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국민 상식과 합의를 파괴해온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박근혜 정부와 매우 닮아있다. 법무부 장관, 대법원장 등 고위직 인사들을 친여권 인사로 포진시키면 될 문제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윤 총장 손을 들어준 이번 법원 결정을 보면 권력을 휘둘러도 상식을 누를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간단한 사회가 아니다. 집권층은 이제 권력 중독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대한 평가는.

“국정 목표라는 건 국민 공감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검찰 개혁이란 이름만 개혁이지 조직화된 힘으로 그냥 밀어붙이기다. 원래 개혁 진보 세력은 합리적인 방식으로 국정 방향을 함께 고민해 수정해나가고 국민과 대화도 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집권층은 상대를 비난하고 악마화시키는 양극단의 방식을 택해왔다. 전혀 문제가 풀릴 수가 없다. 깨어있고 상식이 있는 시민들이 괴로워하고 있다.”

-현 정권의 문제점은 뭔가.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여러 차례 과거 정부의 전철를 절대 밟지 않겠다고 공언을 했었다.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도 “열린우리당이 승리에 취해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때의 아픔을 잊지 말자”고 했었다. 노무현 정부는 높은 지지율을 받았지만 멋진 정치를 하지 못하고 이념에 사로잡혀서 국가보안법, 사학법 개정 등 한쪽 방향으로만 갔다. 뼈아픈 악몽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도 똑같은 방식으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제언한다면.

“이제는 문재인 청와대가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는지를 놓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철학과 스타일이 전부 변해야 한다. 그런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쌓아온 이 정권 핵심으로 채워진 586운동권의 체질이나 문 대통령 성향으로 봤을 때 과연 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다만 잘못돼 온 것들을 바로잡을 노력만 한다면 아직 문 대통령에게는 기회가 있다. 레임덕을 피하면서 쇄신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국정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하고, 그 첫 단추는 인사가 돼야 할 것이다.”

-인적 쇄신의 방향은.

“광범위하게 해야 한다. 우선 추미애 법무장관부터 물러나야 한다. 더 나아가서 청와대를 이끌고 있는 핵심 요직을 균형 있고 국민 상식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교체해야 한다. 위기 국면을 잘 돌파해낼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국민들에게 돈을 준다고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외국에 비해 성장세가 좀 낫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는 정부의 지원 덕이었다. 이 상황도 반전을 하려면 좀 더 새로운 인물, 상식과 전문성 갖춘 인력으로 바꿔야 한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면서 통합을 이뤄나가야 더 이상 ‘쇼통’이라는 말이 안 나올 것이다.”ⓒ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은정-심재철 직권남용 고발돼
“추미애-이성윤도 대상 될수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동아일보DB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동아일보DB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무배제와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모두 뒤집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윤 총장의 감찰과 징계를 주도했던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법원이 24일 윤 총장의 주요 징계 사유 중 하나인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채널A 사건 수사 방해’ 등에 대해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죄가 되지 않는다”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일선 검사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감찰과 징계를 강행한 ‘추미애 사단’ 검사들의 직권남용 혐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우선 법무부에서 윤 총장 감찰에 앞장선 박은정 감찰담당관은 직권남용,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돼 서울서부지검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앞서 감찰담당관실에 파견된 이정화 검사는 “대검이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했다는 것만으로 윤 총장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보고서를 썼다”며 “그런데 박 담당관이 이 내용을 최종 보고서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박 담당관은 채널A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으로부터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 용도라면서 윤 총장 부부와 한 검사장의 통화 기록 자료를 제공받아 윤 총장 감찰 자료로 사용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윤 총장 감찰 국면에서 ‘재판부 분석 문건 제보자’이자 ‘수사 지휘’ ‘징계위원’ ‘징계위원회 증인’ 등 ‘1인 다역’을 수행했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도 검찰 수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 국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 보고받은 ‘재판부 분석 문건’을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에게 전달해 윤 총장 감찰에 나서도록 한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됐다. 심 국장은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윤 총장은 사조직 두목에나 어울리는 사람으로 대권 후보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정치적 중립을 해치는 것”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윤 총장 가족과 측근, 채널A 사건 등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주요 사건을 진두지휘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시장, 우상호·박영선·박주민..秋 ‘범여권’ 2위
부산 김영춘 출마 가닥..최지은·박인영·변성완 등

[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0.12.24. photo@newsis.com
[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0.12.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파워볼

전임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초래된 선거인만큼 여당에 부담이 있지만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변수로 부상하면서 선거 판세도 요동칠 조짐이다.

86그룹 맏형 격인 우상호 의원은 발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지난 13일 가장 먼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활발하게 메시지를 내놓으며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변북로 인근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16만호 공급과 서울시민 전원에 코로나19 백신 무료 공급 등 공약도 내놓았다. 구독자가 11만명에 가까운 유튜브 계정 ‘우상호TV’에 가족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영상을 올리는 등 비대면 홍보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 의원 뒤로 이한열 열사 장례 집회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이 걸려있다. 2020.12.15.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 의원 뒤로 이한열 열사 장례 집회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이 걸려있다. 2020.12.15. bluesoda@newsis.com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높은 인지도와 대중성으로 범여권에서 부동의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다.

22일 발표된 쿠키뉴스 의뢰 한길리서치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19~20일 조사.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박영선 장관은 16.3%로 범여권 후보군 중 1위를 차지했다. 다만 현직 국무위원인 만큼 조만간 있을 것으로 보이는 연말연초 개각에 출마 시점이 맞물려 있다.

박주민 의원의 경우 대표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추진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전당대회에서 1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되고, 8월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도 선전하는 등 친문 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건춘문에서 '황금빛 희망문' 2020 K-Mas 라이브마켓점등식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2.1.9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건춘문에서 ‘황금빛 희망문’ 2020 K-Mas 라이브마켓점등식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2.1.9 kmx1105@newsis.com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참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결정해야 저도 덜 괴롭힘 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지난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제청하면서 사의를 표명한 추 장관의 향후 행보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5선 의원과 당대표를 지낸 여권 중진으로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정면 충돌하면서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열성 지지층의 주목도 함께 받았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추 장관은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8.8%로 2위에 올랐다.

추 장관의 출마 가능성에 대한 관측은 엇갈리지만 서울시장 경선에 뛰어들 경우 일대 파란이 일 수 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영춘 국회사무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영춘 국회사무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3. photo@newsis.com


부산시장도 후보군이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장고 끝에 부산시장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3선 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 인지도와 조직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지난 총선 북강서을에 출마했던 최지은 국제대변인과 전반기 부산시의회 의장을 지낸 박인영 시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40대 여성으로 주목받는다.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약점으로 지목됐던 시정 공백 문제는 민주당 경선 일정이 늦춰지면서 극복한 모양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아무튼, 주말] 집 밖으로 나간 수납공간
‘공유 창고’ 열풍

지난달, 서울 동작구 이수역 지하철 역사 안에 ‘창고’가 생겼다. 단순한 컨테이너 창고가 아니다. 보온·보습 기능, CCTV 녹화, 앱을 통한 출입 인증 기능까지 갖췄다. 이용객도 역사 직원이 아닌 시민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창고 크기에 따라 월 8만~13만원 수준의 이용료를 받는다.

동대문구 답십리역, 송파구 가락시장역에도 같은 창고가 생겼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이 서비스 이름은 ‘또타 스토리지’.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수납공간이 부족한 1인‧4인 가구를 위해 이들이 많이 사는 역사에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개시 한 달 만에 이용률이 74%에 달해, 조만간 다른 역에도 ‘또타 스토리지’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창고가 늘고 있다. 지하철역에도, 대형 마트에도, 주유소에도, 심지어 강남 도심 한복판에도. 원하는 공간에 필요한 물건을 맡기고 언제나 빼 올 수 있는 공유 창고, 이른바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다.

서울교통공사가 이수역 등 세 역에 설치한 공유 창고 ‘또타 스토리지'. /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가 이수역 등 세 역에 설치한 공유 창고 ‘또타 스토리지’. /서울교통공사

◇계절 옷·취미 용품 모두 ‘공유 창고’로

서울 강남구 17평 아파트에 사는 오은주(55)씨 집에는 여름옷이 없다. 오씨는 최근 여름철 옷 120여 벌을 큰 상자 두 개에 나눠 담아 한 공유 창고 업체에 맡겼다. 월 이용료는 1만3000원 수준. 계절이 바뀌면 겨울옷도 똑같은 방식으로 맡길 계획이다. 오씨는 “집이 좁다 보니 계절 옷을 보관할 만한 서비스를 찾게 됐다”고 했다.

오씨처럼 계절용품을 집 밖에 맡기는 이는 계속 늘고 있다. 짐 보관 서비스 ‘마타주’를 운영하는 마타컴퍼니 이주미 대표는 “2016년 사업 시작 이후 매년 이용 고객이 40~50%씩 늘고 있다”면서 “원룸 등 수납공간이 부족한 집에 사는 젊은 여성이 옷을 맡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했다.

좁은 집에 사는 1인 가구만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부터 공유 창고 ‘편안창고 스페이스타임’을 운영하는 시공테크 최준우 팀장은 “고가의 미술품이나 스포츠 장비, 도서 등 취미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보관하려는 중장년층 이상 수요도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한 셀프 스토리지 업체 관계자도 “캠핑용품이나 아이 물건을 보관하려는 40대 이상 고객이 1인 가구에 사는 20대 고객만큼 많다”고 했다.

캠핑과 낚시가 취미인 이준오(26)씨는 지난여름부터 월 10만원을 내고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산다는 이씨는 “캠핑용품이 점점 늘다 보니 집에 짐을 쌓아 놓기 눈치 보였다”면서 “나만의 창고를 가지면서부터는 짐 걱정 없이 취미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내년 결혼을 앞둔 김영은(30)씨는 예비 신혼집 리모델링을 위해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를 사용한 경우. 김씨는 “당장 생활에 필요 없는 에어 프라이어와 TV, 옷, 주방 기구 등을 맡겼다”고 했다.

◇마트도, 주유소도 ‘창고 전쟁’

대형 마트와 주유소도 공유 창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일산점, 부산 서면점, 수원 원천점에서 유휴공간을 활용한 공유창고 서비스 ‘더 스토리지 위드 홈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한 스타트업과 제휴해 사당동 주유소에 공유 창고를 만들었다.

셀프 스토리지 업체 ‘편안창고 스페이스타임' 창고 내부. /시공테크
셀프 스토리지 업체 ‘편안창고 스페이스타임’ 창고 내부. /시공테크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도심으로 인구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충분한 주거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이들이 물건을 맡길 창고를 집 밖에서 찾는 ‘집의 외주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관련 수요가 더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공유 창고 사업은 이미 선진국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셀프 스토리지 중개업체 스페어풋에 따르면 2018년 미국의 셀프 스토리지 시장 규모는 380억달러(약 42조원)에 달한다. 1인 가구 수가 많은 일본의 셀프 스토리지 규모도 같은 해 기준 743억3000만엔(약 8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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